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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07 식중독에 걸렸던 경험.
처음 HACCP관련 일을 시작했던 것이 2000년 이었으니....벌써 10년이 넘었네요.

당시에는 식품회사에서도 HACCP가 뭔지 모르는 곳이 태반이었고 관련 일을 하면서도 어디 뭐 물어보거나 자료를 찾기도 힘들었죠.

책도 보고.....여기저기 찾아다니며 HACCP전문가 교육이니...팀장교육이니 받기도 했는데
사실 가장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은 교육기관이 아니라 현업에 계시는 식품회사 QC담당분들 이었죠.

지금이야 숟가락을 하나 팔아도 해셉위생장비....라고 선전을 할 정도지만
당시에는 전문업체들도 없었으니 그분들도 HACCP를 추진하긴 해야 하는데 위생기기 업체 찾기는 힘들고
딱 그런 시절이라 갑과 을의 관계를 떠나서 많이 배우고 돕고 했던 시절이었죠. 

식중독 얘기를 잠시 하려다 보니 옛날 얘기가 나오네요. ㅎㅎ

개인적으로는 식중독을 두번 겪었는데 첫번째는 HACCP관련 일을 시작하기 전이었지만 두번째는 나름 똘똘이 스머프라고 생각하던 때였죠. 



* 첫 식중독 경험
창원에 사는 사촌동생이 올라와서 며칠 묶다가 내려가는 날이었죠.
올라와 있을 때 별로 못 챙겨준것이 내심 마음에 걸려 오빠노릇 한답시고 고속버스터미널까지 배웅을 나갔지요. ㅎㅎ 되지도 않는 오빠노릇 한다고 밥도 챙겨 먹이기 위해 고속버스터미널 내에 있는 식당중에 한 곳에 들어갔었는데 그게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동생은 국수, 저는 김밥을 시켰는데.....이게 두번째 잘못된 판단이었죠.

그날 새벽. 배가 슬슬 아파왔습니다. 원래 죽을병 아니면 병원을 안 찾는 성격이라 영문도 모르고 꾹꾹 참고 있었는데...

아 글쎄 이노무배가 정말 미칠듯이 아프더군요. 헐... 너무 아파서 얼굴은 샛노래지고 서있기도 힘들정도.

기다시피해서 부모님이 주무시는 방으로 가서 병원에 좀 데따 달라고 했습니다 -_-;;
아무리 아파도 병원에 안가던 녀석이 새벽에 깨워서 병원 좀 가자고 하니 무지 놀라셨을듯.

 결국 응급실로 실려갔는데.....그때의 기억을 단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구멍이란 구멍에서 물이란 물은 다 나옵니다" -_-;;
아주 그냥 죽다 살아났음.

 그 증상이 일주일 가까이 지속되었지요. 같이 먹었던 동생도 창원에서 병원에 실려 갔다더군요 ㅎㅎ
 
당시에는 정말 맛이 더럽게 없었던 국수 때문이라고 판단을 했습니다.
그런데 먼 훗날 돌이켜 생각해보니 국수보다는 김밥일 가능성이 훨씬 크겠더라구요.
 
그 집은 김밥 전문점도 아닌 일반 식당이었으니 김밥 재료가 자주 회전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자주 회전되지 않는 재료가 신선할리 없었을 것이며, 치명적으로 김밥은 비가열식품이었던 거죠. 그리고... 때는 한 여름.
 

 * 두번째 식중독
이제 제가....HACCP 관련 일도 하고 HACCP전문가 교육도 이수했고, 민간자격이지만....식품위생관리사 자격도 있고 나름 똘똘이 스머프가 된 이후이죠. 바로 작년입니다 -_-;;

해빙기였어요. 눈이 이제 녹을 무렵이었고 날씨가 영하로는 내려가지 않는 늦은 겨울이었죠.
업무처리를 하다보니 밥 때를 놓쳐서 복귀를 하면서 사무실 앞에서 붕어빵을 샀습니다.

이제 붕어빵의 계절도 지나갈 때이니 한참 전에 해 둔 것인지 별로 온기가 없었지요.
(그리고...개인적으로는 공업용 목장갑 끼고 봉투에 담는걸 싫어해서 잘 안 먹음)

영하의 날씨도 아니고...온기없는 붕어빵의 바깥에 목장갑의 털이 너무 심하게 묻어 있어서 좀 꺼름직 했지만
설마...하며 배가 너무 고파서 정신없이 세개를 먹어 치웠는데....

이상한 붕어빵이었어요. 붕어맛은 안 난다 치더라도....팥맛이 전혀 안 났어요!!!! 전혀!!
그래도 당시에는 그냥 '맛없는 붕어빵'으로만 생각했죠.

그날 저녁에 아주 오랜만에 와이프 친구가 집에 놀러를 왔었는데....저녁식사를 마칠무렵 부터 먼가 이상한 신호가 배에서 오더군요. 순식간에 얼굴이 노래지고 미칠듯이 배가 아파왔습니다.

와이프랑 그 친구는 거실에 있고.....저는 한시간을 화장실에 틀어박혀서 '뿌지직 뽁뽁뽁뽁....' 
크헐~~~ 확 죽어버릴까? 싶었습니다 u_u




두번째에도 결국 병원에 가고 며칠 고생은 했지만 응급실에 실려갔던 첫경험에 비하면...새발의 피?

두번모두 사실 예측가능한 일이었는데 순간의 방심이 문제죠 항상. 
한여름철 비가열식품 조심하세요. 김밥, 샌드위치....같은 것들요. 김밥은 여름에 만들어 놓은걸 쌓아놓고 파는 곳 피하시구요. 재료를 준비상태로 두고 있는 곳이라고 해도 재료보존 상태나 온도가 적정치 않다고 보이시면 피하시는게 좋습니다. 샌드위치의 경우도 우리가 조리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운 곳이 너무 많죠. 언제 만들었는지 확인도 어렵고......낙하균에도 무방비 상태인 경우가 많고, 마스크 착용도 안하는 곳도 많고요.

이런거 드시지 말라고 하는게 아니라 위생적으로 관리되는 곳들에 가셔서 더더 많이 팔아주세요. 비위생적인 곳들이 발을 못 붙이게....위생이란 부분을 경쟁력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야죠.

음식점이 손님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당연히 '맛' 이겠죠.
하지만 음식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당연히 '위생' 입니다.


정말 식중독 조심들 하세요.
Posted by 신한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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